계약금 배액상환과 포기, 계약 해제는 언제까지 가능할까

계약금 배액상환으로 계약을 없던 일로 돌릴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계약금을 낸 쪽은 그 돈을 포기하고, 받은 쪽은 두 배를 돌려주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지만,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까지만 가능합니다. 보통은 중도금을 주고받는 때가 그 경계입니다.

계약금만 오간 상태라면 누구든 물러설 수 있습니다

민법은 계약금을 주고받았을 때 다른 약정이 없으면 다음과 같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누가어떻게결과
계약금을 낸 사람(매수인·임차인)계약금을 포기한다고 알립니다계약 해제, 낸 계약금은 돌려받지 못함
계약금을 받은 사람(매도인·임대인)받은 계약금의 두 배를 돌려줍니다계약 해제, 상대방은 낸 돈과 같은 금액을 더 받음

이렇게 해제할 때는 이유를 댈 필요가 없습니다. 더 좋은 집이 나타났든 마음이 바뀌었든 상관없습니다. 그 대가가 계약금입니다.

다만 이 규정은 당사자가 달리 정하지 않았을 때 적용됩니다. 계약서에 “계약금 포기나 배액상환으로 해제할 수 없다”는 특약이 있으면 특약이 우선할 수 있으니 계약서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가능한가, 기준은 ‘이행 착수’

해제할 수 있는 기한은 “당사자 일방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입니다. 이행 착수란 바깥에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계약상 의무의 일부를 실행하거나, 이행에 꼭 필요한 전제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단순한 준비만으로는 부족하지만, 의무를 완전히 다 이행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대법원 2022다256624 판결).

  • 가장 흔한 예는 중도금 지급입니다. 매수인이 중도금을 내면, 매도인은 더 이상 두 배를 돌려주고 해제할 수 없습니다. 매수인 자신도 계약금만 포기하고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 중도금이 없는 계약에서는 잔금 지급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만 그 전이라도 어느 한쪽이 의무 이행에 착수했다면 해제가 제한됩니다.
  • 계약서를 쓰거나 대출을 알아보는 것만으로는 대개 이행 착수로 보지 않습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약정일보다 먼저 중도금을 보내는 것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행 착수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04다11599 판결). 집값이 올랐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막지 못합니다.

다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미리 지급하지 않기로 한 특약이 있거나, 계약 내용과 경위로 보아 매도인에게도 약정일까지 기다릴 이익이 있다고 인정되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매수인이 알리지 않고 일부 금액을 일방적으로 송금한 사안에서 매도인의 해제권이 사라지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위 2022다256624 판결).

계약금 지급부터 이행 착수 전까지만 포기와 배액상환으로 해제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타임라인

배액상환은 말로만 해서는 안 됩니다

계약금을 낸 쪽은 “포기하겠다”고 알리면 됩니다. 반면 받은 쪽은 두 배의 돈을 실제로 내놓아야 합니다. “두 배 드릴 테니 해제합시다”라는 말이나 문자만으로는 해제의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 두 배의 돈을 실제로 제공하면서 해제 의사를 밝혀야 합니다. 계좌 송금이 가장 분명합니다.
  • 상대방이 미리 받기를 거절했다면, 돈을 준비했음을 알리고 받아 가라고 요구하는 방법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제대로 제공했다면 상대방이 받지 않더라도 해제의 효력은 생깁니다. 공탁까지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 해제 의사는 내용증명이나 문자처럼 기록이 남는 방법으로 전합니다.

계약금을 일부만 냈다면 더 조심해야 합니다

계약금 1,000만 원 중 100만 원만 먼저 보낸 상태에서 마음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100만 원만 포기하면 된다” 또는 “200만 원만 돌려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다릅니다. 계약금을 일부만 내고 나머지는 나중에 내기로 했다면, 원칙적으로 계약금 약정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이어서 포기나 배액상환으로 해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설령 해제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준이 되는 금액은 실제로 받은 돈이 아니라 약정한 계약금이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4다231378 판결). 실제 받은 돈만 기준으로 하면 계약을 너무 쉽게 깰 수 있다는 이유입니다.

그러니 일부만 보냈다고 가볍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다만 이 판결이 약정 계약금 전액을 자동으로 물어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계약을 어긴 데 따른 손해배상은 별도로 따집니다.

가계약금은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일단 100만 원만 걸어 두세요”라는 말에 보내는 돈이 가계약금입니다. 법에 정해진 용어가 아니어서, 따져 볼 것이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계약이 성립했는지입니다. 계약서를 쓰기 전이라도 어느 집을 얼마에 거래할지 같은 중요한 사항에 합의했다면 계약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잔금일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성립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둘째는 그 돈의 성격입니다. 본계약을 협의하는 단계에서 보낸 가계약금은, 포기하거나 두 배를 돌려주고 그만둘 수 있다는 약정이 분명히 인정되지 않는 한, 보낸 사람이 계약을 포기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빼앗기지는 않습니다(대법원 2022다247187 판결).

분쟁을 줄이려면 돈을 보내기 전에 본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때 돈을 어떻게 할지 상대방과 합의하고, 상대방의 동의 답장까지 문자로 남기십시오. 혼자 보낸 문자만으로는 합의가 되지 않습니다.

처음 본 집을 덜컥 계약했던 날

20여 년 전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아내와 처음 전셋집을 보러 다녔습니다. 처음 본 집이 마음에 들어 그 자리에서 계약금을 걸었는데, 며칠 뒤 더 나은 집이 나타났습니다. 계약금을 포기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집주인께 사정을 말씀드렸더니, 받은 돈을 그대로 돌려주셨습니다. 법대로라면 돌려받지 못할 돈이었다는 것은 나중에 공부하면서 알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계약금을 보낸 지 24시간 안이면 취소할 수 있나요?

그런 규정은 없습니다. 단순히 마음이 바뀐 것이라면 하루가 지나지 않았어도 계약금을 포기해야 해제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반환 특약이 있거나, 상대방과 합의했거나, 속아서 계약한 경우처럼 취소 사유가 있으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도금을 낸 뒤에는 계약을 깰 방법이 없나요?

계약금 포기나 배액상환으로는 해제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과 합의하거나 상대방이 계약을 지키지 않은 것을 이유로 해제할 수 있고, 계약서에 따로 정한 해제 조건이나 그 밖의 취소 사유가 있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계약을 어기면 계약금은 당연히 내 것이 되나요?

당연히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계약금을 위약금으로 삼기로 한 약정이 있어야 합니다. 말로 한 약정도 인정될 수 있지만, 분쟁에 대비해 계약서에 적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그런 약정이 없으면 실제 손해를 따로 입증해야 합니다. 약정이 있더라도 금액이 지나치게 많으면 법원이 줄일 수 있습니다.

전세나 월세 계약에도 똑같이 적용되나요?

적용됩니다. 임대차에서는 보증금 중도금이나 잔금의 지급, 집주인의 주택 인도 등이 이행 착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입주했는지만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배액을 받으면 세금을 내야 하나요?

돌려받은 내 계약금 원금은 과세 대상이 아니고, 그것을 넘어 더 받은 부분이 기타소득으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1,000만 원을 내고 2,000만 원을 받았다면 더 받은 1,000만 원이 해당합니다. 금액이 크다면 세무서나 세무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계약금만 오간 단계에서는 포기나 배액상환으로 물러설 수 있고, 어느 한쪽이 이행에 착수하면 그 길은 닫힙니다. 계약금을 일부만 낸 상태라면 이 방법 자체가 막힐 수 있으니 더 조심해야 합니다.

이 글은 법률 전문가가 아니라 평생 공부를 이어 가는 사람이 자기 공부를 정리하며 쓴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계약이나 분쟁은 반드시 변호사, 법무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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